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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베어링 은행 파산의 주인공인 닉 리슨은 아주 평범한 사람이다?

by scotshim 2013. 10. 13.

두바이에 온 닉 리슨 (Nick Leeson)을 만나다. 유령은 아니겠지..

리슨이 두바이에 왔다. 누구냐고? 그렇다. 230 역사의 베어링 은행 파산의 주역으로 베어링 은행이 네덜란드 ING에게 단돈 1파운드에 회사 매각이라는 세계 금융 역사의 페이지를 장식한 스토리의 주인공인 리슨이 두바이에 것이다.

그의 스토리는 99 Rogue Trader (국내에서는 “Gamble”이라는 영화 제목으로 상영되었고, 리슨 역할은 이완 맥그리거가 캐스팅됨)이라는 영화로까지 나왔고 (물론, 영화 제목에서 짐작하듯이 “악덕”, “도박”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인물로 묘사),  더불어 금융 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사내 교육 시간에 들어 요주의 인물의 표본 (, 회사를 망치게 하는 직원으로 단골 등장하는 경계대상 1 )으로 소개되는 바로 “악명 높은 리슨”이다. 

개인적으로 금융시장에서 일했던 나로서는 베어링 은행 파산은 아주 익숙한 뉴스였고, 주인공인 리슨이 두바이에 실제로 와서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일단 만사 제끼고 신청... 물론, 리슨 강연을 신청하면서도 반신반의한 사실이다.

핵폭탄급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받아 한동안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인물이라면, 아무리 세월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지금쯤 감옥에서 수감 생활을 하거나, 재야에 묻혀 조용히 살거나, 어딘가에 숨어 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 수치심을 느끼며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잠시 스쳐 지나갔고, 이러한 거물(?) 대중 앞에 서서 2시간 동안 대학교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러 왔다는 것이 우선 믿기지 않았다.

오늘 눈으로 확인한 사실은 그가 아직 살아 있었고, 유령이 아니라면 그는 2시간 동안 강당에 서서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솔직하고 정직하게 하나씩 풀어나갔고, 자신의 과거 실수를 반성하고, 상처를 딪고 일어나,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중이라는 점도 추가 했다.

그리고, 야유 (Booing) 아닌 새로운 삶의 시작에 대한 용기와 그의 실패에 대한 솔직함 심정 고백은 청중으로부터 박수와 격려로 마무리되었다.

 

 

베어링 파산 스토리의 전말과 그가 이야기 하는 베어링 파산의 근본 원인

 

아주 간략히 베어링 파산 스토리의 전말은 닉 리슨이라는 선물옵션 트레이더가 88888이라는 계좌를 개설하여 손실을 감추고 이러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대량의 선물옵션 거래를 하다 결국 일본 고베 지진으로 인해 Nikkei 지수의 변동성 확대로 결국 회사에 엄청난 손해를 끼쳐 베어링이 망한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한 개인이 한 금융회사를 좌지우지 하고 결국 한 개인의 어긋난 야망과 큰 욕심으로 인해 유구한 역사의 대형 은행이 파산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즉, 나중에 베어링 은행의 파산 이후 원인규명 착수를 위한 감독기관 등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한 개인의 치밀하고 철저한 범죄행위를 주된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물론, 감독기관의 표현에 따르면, 닉 리슨은 sophisticated 하고 Well-planned 된 주도면밀한 범죄자로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전하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먼저 자신은 아주 평범한 (normal) 사람이라고 한다무슨 노무현 대통령도 아니고 나는 그저 보통사람입니다라고 운을 뗀다. 엄청난 뉴스의 주인공으로 엄청난 큰 일을 저지른 사람이 자신은 "보통 사람"이고 하니 언뜻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이력을 보면 보통 사람이었다.  

우선 그는 Coutts&company 라는 영국의 한 금융회사에서 수표를 처리하는 단순 clerk으로 18세의 나이에 사회에 첫 발을 내딛고, 반복되는 단순 업무에 지루함을 느껴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로 옮겨 settlement clerk을 하면서 Trading desk의 trader들의 삶과 라이프 스타일을 보면서 Trader가 되고자하는 야망을 키워나간다. 이후, 모건스탠리에서 Trader가 되는 것을 거부 당하자, 베어링으로 이직하였고, 열심히 일하고 성실한 인간으로 인정받아 결국 베어링에서 Trader의 꿈을 이룬다. 그에 따르면, 자신은 누구나처럼 성공을 갈망하고 실패에 대해서는 두려운 평범한 인간이었으며, 자신의 실수가 드러나 다시 Boring한 Clerk으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Failure를 상당히 두려워 했었던 것 같다.

베어링에서 처음 88888 계좌를 만든 것도 당시 trading 부서의 초년생들의 잦은 주문 실수로 인한 손실(금액이 크지 않음)을 처리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의도적으로 계획적으로 먼가 대단한 것을 숨기기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하지만, 점점 이러한 계좌가 회사의 시스템에서 드러나지 않고 적발되지 않자 닉 리슨이 이 계좌를 악용하게 되고 멈출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틀동안 들키지 않으면 200일이 지나도 드러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그가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었고 명백한 불법이었다는 것이고 부분에 대해서 본인도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싱가폴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결국 이혼도 하고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결장암 (colon cancer) 진단을 받는 충분히 대가를 치루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오늘 전하고자 했던 내용은 자신의 개인적인 행동만이 베어링 은행 파산의 책임은 아니라는 것이며, 당시 베어링 은행의 Coporate governance, Risk Management, Internal Audit, IT system and Transparency 등에 모두 문제가 있었으며 그러한 Poor 시스템과 Poor 콘트롤이 개인의 잘못을 끝까지 발견하지 못하고 결국 최악의 사태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이다.

변명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회사의 시스템 부재는 여러 정황상 확인이 되었다. 여러차례 자신의 잘못이 노출되었고, 충분히 자신의 잘못이 밝혀질 있고 걸러내 지고 Challenge 당하고 질문 받을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위험관리 시스템 Control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라고 지목하며, 본인은 뱅크오브 잉글랜드 조사국의 표현 처럼 주도 면밀한 인간은 아니며 천재적인 재능으로 범죄를 은닉하고 대단한 기법을 동원하여 교묘히 위험 관리 시스템을 빠져나간 천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단지 실패를 두려워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신념을 가진 평범한 직장인으로 부하 직원들의 주문실수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시작된 것이 자신도 모르게 점점 일이 커지게 되엇다는 것이다. 손실을 메꾸고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한 노력이었다는 것이다 

베어링 증권은 85년에 시작했고 10 밖에 안되었다. 즉, 경영진들도 파생상품인 선물 옵션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고, 위험관리 부서의 헤드도 전혀 경험이 없는 사람이었고 사태가 발생하기 불과 2-3개월 전까지도 경영진은 앞으로 선물옵션만이 살 길이며 이러한 선물 옵션 practice 남미 브라질 등등으로 전파하여 돈을 벌자고 공식석상에서 떠들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모두가 보너스 잔치 허상에 도취되어 있고 시스템은 미완성이고 상사는 파생상품이 먼지 모른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오히려 질문을 아꼈던 것이다. 닉 리슨 1인이 회사 전체 수익의 90%를 창출하고 있는데도 경영진 및 그의 boss는 그가 어떻게 정확히 돈을 벌고 수익을 내는지에 대해서 정확한 이해가 없었던 것 같다.

당시 시장의 다른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단순히 Arbitrage 차익 거래 (일반적으로 low risk로 인식)를 하는 한 명의 trader가 회사 수익의 대부분을 창출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다른 예로, 싱가폴 증권거래소에서 닉 리슨의 대량 포지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증거금 결제 능력에 대해 소명할 것을 요구했는데 이 소명 letter도 회사내의 경영진이 작성할 능력이 안되어 결국 닉 리슨 본인이 작성하여 답변 되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이 회사의 경영진은 정확히 선물 옵션이 어떻게 작용하는 지에 대해서는 전혀 아이디어가 없었던 사람들로 보인다.  또한, 감사위원회든지 외부 회계감사에서 이미 부정의 징후가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무시하기도 했다. 물론 당시 Front desk back office 대한 모든 책임을 닉 리슨 사람에게 부여한 것도 가장 기본적인 위험관리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그러면 닉 리슨은 희생양 (Scape Goat)이고, 모든 것은 그를 제어하지 못한 회사의 잘못인가?  

글쎄 결론은 모두 잘못된 것 같다. 즉, 닉 리슨 뿐만 아니라 회사 모두 잘못이 있는 것 같다. 다만, 닉 리슨만의 개인적인 잘못으로 모든 것을 치부하고자 했던 당시의 분위기 또는 미디어의 편향된 보도로 문제의 초점이 닉 리슨의 개인에게 맞춰져 있었던 것은 잘못된 것 같다. 물론, 회사로서는 가파른 성공가도를 달려온 인간들에 대해서 위험관리를 해야 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맞다. 성공가도를 달린 인간들은 성공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기 실수를 감추기도 하고 이런 감춰진 실수들이 커지면 회사가 몰락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화두가 되고 있는 잘 나가던 CEO으 Derailment case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회사의 Corporate governance, System 등도 제대로 기능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베어링 사건 이후에도 위험관리 시스템 등 금융기관들의 위험관리에 대한 대응을 철저히 한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SG 소시에떼 제네럴의 트레이더 제롬 케르비엘 회사에 72억불 손해, Libor 조작 사건, 2008년 금융위기 등등 모두 위험 관리 부재로 인한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것도 아이러니 하다. Weak Signal은 항상 악재가 발생하기 전에 사전적으로 등장하지만 대부분 Sense 하지 못하고 사라진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지만, 실패의 어디까지 용서가 되고 너그러이 인정해 줄지도 관건이다. 아무리 실패를 통해 Learning을 강조하는 문화가 중요하고,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로 항상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 사회적인 여론이 수용할 지도 미지수다. 개인적으로 닉 리슨은 스스로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하지만, 나는 정상적인 사람이 아닌 쪽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만약에 그가 정상적인 사람이었다다면, 첫번째 loss를 만회하기 위해 불면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우연히 Loss를 모두 만회한 다음에는, 이러한 무리한 게임을 다시 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이 어찌보면 정상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도 심리학자가 아니라 설명할 수 없지만, 다음 월요일 시장이 개장되자마자 다시 88888 계좌를 통해 마음대로 trading을 다시 시작했고 loss는 커져가고 사태가 결국 파국으로 종결된 것이다. 그냥 자신의 심리를 설명할 수 없고, 그냥 자기도 모르게 다시 이러한 범죄 행위를 고의적으로 계속 했다는 것은 그의 mentality를 아주 편하게 정상이라고 수긍하고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튼 결론은 베어링의 문제를 닉 리슨의 개인적인 치부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베어링이라는 회사 자체의 큰 틀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Balance된 시각을 가지고 다시 조직/개인의 문제로 접근해 보고 조직의 효율적인 Manager를 개발하는 것도 한번 고민해 볼 만한 문제다.  

닉 리슨 사건을 재정리하고 그의 인터뷰를 포함한 1시간 짜리 다큐멘타리...매우 흥미롭다. 첨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