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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모스크바 목욕탕

by scotshim 2021. 1. 3.

러시아 바냐

러시아 목욕탕 

 

러시아에 가면 러시아어로 "바냐"라고 하는 러시아식 목욕탕이 있다. 러시아의 사우나 문화를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러시아 북쪽에 국경을 접하고 있는 핀란드의 사우나 문화가 넘어온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핀란드식 사우나와 유사하다. 물론,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모든 것을 그대로 copy and paste 했다고 하면 자존심이 상하니, 핀란드식 사우나와 유사하지만 러시아만의 스타일로 재탄생된 러시아식 사우나라며 "바냐"를 구분하기도 한다. 물론, 내가 경험해 본 바로는 대동소이하다. 큰 맥락에서 건식 사우나이지만, 러시아 사람들은 핀란드 사우나에 비해서 온도가 더 높고 습도는 더 낮아 사우나 룸의 열기가 더욱 강렬하다고 주장한다.  

러시아 바냐는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의 대중 목욕탕이나 찜질방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한국이나 일본의 목욕탕은 기본적으로 증기욕탕이나 온탕처럼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구면서 땀을 내는 온천욕, 목욕문화가 핵심이다. 물론, 대중목욕탕에 가면 부수적으로 건식사우나룸이나 습식사우나룸이 같이 있다. 이에 반해, 러시아식 목욕탕은 목욕보다는 사우나, 즉 건식 사우나가 메인이고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처럼 김이 모락모락 올라올 정도로 뜨거운 물이 나오는 온탕 열탕 이벤트탕은 없고, 뜨거운 열기로 가득찬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나와서 시원하게 냉수 마찰을 할 수 있는 냉탕이나 수영장처럼 룸템퍼러쳐의 미지근한 물이 있다.    


우리나라 동네 곳곳에 대중목욕탕이 있듯이, 러시아에도 동네마다 "바냐"가 있다. 그 중에서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한 바냐가 있다.

 

"산두니", "Sanduny", "Сандуны" 라고 하는 러시아식 사우나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모스크바의 관광 명소다. Since 1808년으로 200년이 넘은 오래되고 유명한 공중 목욕탕 (Public Bath)이다. 내부에 들어가보면, 해외 유명인사들, 러시아 연애인들도 왔다 갔다고 사진을 쭉 걸어놨다. 모스크바에서 한국 목욕탕이 그리울때면 자주 찾는 곳이다. 아마도 10번 넘게 간 것 같다. 날씨가 추운 겨울날 찜질하기에 좋고, 날씨가 더운 여름에도 땀 빼고 나면 개운하고 좋다. 러시아식 사우나 체험도 하면서, 동시에 러시아식 먹거리 체험도 할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된다. 

 

한국에 찜질방 가면 찜질방인지 식당인지 정체성 혼란이 올 정도로 먹거리가 많은데, 사람 사는데는 다 똑같다. 목욕탕과 함께 산두니 레스토랑이 별도로 있다. 사실, 레스토랑을 굳이 갈 필요는 없고, 레스토랑 메뉴를 목욕탕 안에서 시켜먹으면 된다. 모든 식당 메뉴가 목욕탕 안에서 주문가능하다. 

러시아어는 "P"가 영어의 "R"발음이 나고, 러시아 "C"는 영어의 "S"발음이 난다.

 

골목을 돌아가면 남탕 입구가 나온다. 

 

들어서면 정면에 KACCA (매표소)가 있다. 목욕탕이 아니라, 인테리어는 무슨 오페라 공연 보러온 것 같다. 

 

매표소 옆에 보면 Price list (가격표)가 적혀 있다. 목욕탕 입장료는 두 종류다. 2층은 2,000루블이고, 1층은 1,700루블이다. 그것도 2시간으로 시간 제한이 있다. 물론, 시간을 연장하고 싶으면 내부에서 돈 더내고 3시간 4시간이든 있을 수 있다. 영어로는 highest Men's Category / 2nd highest men's category라고 하여 구분해 놓았지만, 그냥 쉽게 2층하고 1층 차이라고 보면 되고, 2층은 조그마한 수영장이 딸려있고 조금 더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다.   

 

조금 더 비싼 2000루블 짜리는 2층으로 올라간다. 무슨 목욕탕 입구가 궁전에 온 것 같다. 멋있다. 

 

2층 실내는 1층에 비해 좀 더 러시아 전통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로 되어 있다. 좀 더 luxury한 분위기. 양 옆으로 천으로 가려진 곳은 private 공간으로 추가 charge를 내야 한다. 비싸다. 그냥 가운데 막 앉는 곳에 앉으면 된다. 

 

이렇게 앉은 자리에는 옷걸이가 하나씩 걸려있다. 따로 한국 목욕탕 처럼 locker가 없고, 자기가 앉은 자리에서 바로 옷 벗고 걸어놓으면 끝이다. 귀중품은 별도로 웨이터에 부탁하면 맡아준다. 앉은 자리에서 Menu를 보고 음식이나 맥주를 시켜 먹으면 된다. 

 

2층 2000루블짜리 Section은 목욕탕 안에 요렇게 별도로 수영장이 있다. (1층 1700루블짜리는 수영장이 없음)


 

 

그러면, 이제 1층 1700루블짜리로 가자...2층으로 올라갈 필요 없고, Kassa에서 입장료 내고 바로 1층 section으로 직행.




 

2층에 비해 1층은 소박하다. 300루블 차이인데 인테리어는 서민적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1층이 좋다. 2층은 First time visitor로 tourist 장소고, 1층은 Recurring visitor로 모스코비치 장소이다. 외노자들은 1층이면 대만족이다. 

 


 
2층 처럼 아무때나 앉으면 된다. 수건, 슬리퍼, 모자 등등 모두 집에서 가져오면 되고, 혹시나, 없다면, 주가로 돈을 내고 사야한다. 참고로, 여기서 수건, 슬리퍼, 모자는 별도로 주문하면 비싸니 목욕 가방에 다 넣어서 오는게 좋다. 물론, 관광객이라면 기념으로 산두니 로고가 박힌 모자는 사는 것도 좋다.   

 

 

웨이터 아저씨 한테 먹고 싶은거 주문하면 된다. 역시 맥주다. 땀빼고 갈증날때는 맥주다. 시원하고 맛있다. 한국 목욕탕 경고 문구가 매번 떠오른다. 노약자, 음주자는 위험하니 사우나 금지라고,,, 머 4잔까지 먹어도 끄떡 없다. 그래도 적당히 마시길.. 


 
안주는 항상 시켜 먹는 새우.. 따른 양념 없이,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맛있다. 

 

맥주 안주에는 역시 노가리...진짜 노가리는 아니고 생선 말린 것으로.."리바"..짭쪼름한 것이 맥주에 좋다. 러시아인들의 favorite 맥주 안주다. 


이 컵은 평범하지만, 소비에트 시절 모든 집에 거의 90%의 가정에 똑같은 컵이 있었다고 한다.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소비에트 시절의 추억이 담긴 유명한 컵이다. 물 시키면 요 컵을 가져다 준다. 그냥 평범한 플라스틱 컵이지만, USSR 시절부터 내려오는 컵이다. 다들 자기 집에 하나씩 이 컵이 있다고 자랑한다.

 

 

굳이 한국 목욕탕과 비교해보자면, 온탕, 열탕 처럼 뜨거운 탕은 없다. 대신, 미지근한 탕, 냉탕은 있다. 샤워부스도 있고, 때밀이 서비스도 있고, 이발소도 있고, 다 있다. 러시아 문화도 이런 거 보면 참 우리 문화랑 비슷한 것 같다. 이스탄불에서 Turkish Bath도 갔지만, Russian Bath가 가장  한국에 가까운 것 같다. 물론, 일본 온천 빼고..

 

주말 운동 끝나고 뜨거운 사우나에서 땀 빼고 맥주 마시면서 한 주간 피로를 확 날려버릴 수 있는 곳이다. 음식도 정말 맛있다. 모스크바 생활의 활력소~ 산두니 

Sanduny Bath Сандуновские бани

Неглинная, д.14, стр. 3-7    www.sanduny.ru